고민 많이 해봤는데
남미가 좋다고 하는 사람과
그저 그랬다고 하는 사람의 차이는
바로 남미의 문화와 생활 인프라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사람과, 한국과의 생활을 비교하면서 단점만 발견하게 되는 사람이
각각 그런거 같다.
사실 내가 전자도 후자도 되고 있어서 그런거 같다.
확실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발전되고 부유하고
잘사는 나라인지는 여행을 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어쨌든 남미여행을 하거나 체류하게 되었다면 한국을 더 이상
기준점으로 두지 말고 모든것을 그냥 그 나라 거기 사는 일반인들과 비교해서
생각하도록 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한국은 안그러자나 한국은 다른데 한국에서는... 한국이었으면...
그렇게 되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극심해진다.
이런 비빔밥을 한국에서 먹었다면?
그냥 여기는 여기다. 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 즐거울 수 있다.
우리는 버스에서 옆자리 비었으면 가방도 놓고 옷도 벗고 하지만 여기는 그러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물건이 없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근데 아니 한국은 전혀 그런거 없었는데 여긴 왜 그래? 라고 의문을 갖고 짜증이 나면
매사가 불편해진다. 12시간씩 이동해야 되는 버스에서 물건 도난의 기억이 있는 사람은
동행이 있어도 불안해서 잠을 못 잔다.
그냥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다. 라는 마음으로 중요한 물건은 몸속으로 보관하고 내 몸에서
밀착해서 그렇게 하면 도둑놈도 아무리 아시안이라고 해도 대충 눈으로보고 판단이 설테니
훔쳐가지도 않고 그렇게 할 엄두도 못 낸다.
식문화 같은것도 일일이 따지고 들고 하지 말고 그냥 여기에서 즐길 수 있는 누릴 수 있는것만 누리면 된다.
여행하다보면 참 많이 다르고 참 많이 비슷하다고 느껴지는데 그러면서도 항상 한국의 빠르고 편리한 인프라가
아쉽고 그립고 그렇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걸 기대할 가능성이 없으니 그냥 여기에 적응하고 여기에 맞춰서 그렇게 있어야 한다.
그래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과일 와인 치즈 빵 우유 뭐 가릴거 없이 다 엄청나게 저렴하니깐
한국에 가면 또 아 남미에서 소고기 엄청 쌌는데... 라는 소리 할 사람들이 많을거다.
남미에서는 한국을 그토록 찾았으면서도..
그리고 남미 소고기도 평소에 소고기 많이 못 먹어본 사람들이나 맛있다고 노래를 하지
한국에서 한국스타일로 먹는 소고기와 여기서 먹는 소고기를 비교하면 나는 한국소고기가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소고기를 소고기만 먹는게 아니라 각종 쌈채소 버섯 간 천엽 그리고 된장 소금장 고추장 등등
또 고기 먹고 된장찌개에 밥 , 혹은 소면 냉면 이런 별미까지
한국 소고기 집에서 먹는 그 한상과 여기서 먹는 소고기의 차이는 엄연하다.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이 저렴하게 소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데 그것도 호스텔
수천명의 사람의 손길을 받아낸 냄비 프라이팬에 구워먹는 그거와는 비교도 안된다.
가격만 무지하게 저렴한 그 차이 뿐.
어쨌든 지금 있는 그대로를 즐기고 받아들이고 행복해하는 사람이 우울증 없이
스트레스 없이 여행이든 체류든 잘 해내는거 같다.